날지 못하는 철새
윤준섭
화랑 유원지 늪에는 청둥오리 부부가
봄이 온 것도 모르고 텀버덩 대며 놀다
여름 모퉁이 날개를 펴도 날지 못하여
빚과 그림자 사이 텃새로 주저앉아
계절이 일렁이는 갈대숲에 멱을 감으며
싸늘한 바람소리에 북쪽 하늘을 본다.
초가지붕 용마루 까치가 까까 까
꼬리 세 번 젓고 날아간 겨울
저절로 흐르는 눈물을 감추려
쇠죽가마 아궁이 청솔가지 지피고
돌아 서서 어금니 물던 어머니
지금은 하늘 숲에서 굽어 본다.
평생을 비단옷 입고 밤길 걸으며
때로는 움츠려 가시세운 고슴도치
어찌 울지 않은 행복이 있으랴만
손가락으로 때묻은 세월을 빗으며
모래시계에 남은 모래알 세어 본다.
0610
海 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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