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신년에 바란다'(기고문) Name : 정운종 (juj6211)
경향신문 사우회보에 실린 글입니다. 졸작이지만  옮겨 보았습니다. 많은 지도 편달 바랍니다. 정운종(4. 6회)

<경향신문 사우회보 2004.2.10일자 칼럼'정동산책')  
                       갑신년에 바란다.(경향사우회보  편집주간 전 논설위원 정운종)
갑신년 새해가 밝았다. 갑신년 하면 120년 전 갑신정변으로 대한 제국이 어지러웠던 시대상이 떠오른다. 올해는 또 어떤 변화의 물결이 소용돌이 칠 지 심상찮은 조짐을 보이고 있는 한국의 정치판도에 벌서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도 김정일 국방위원장 신변이 예사롭지 않고 또  21세기의 갑신정변은 어쩌면 북한에서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예언하는 점술가도 있다.      
갑신년은 원숭이(잔나비) 해다. 원숭이의 순우리말은 ‘나비’(납)인데, 녀석의 동작이 너무도 날쌔서 ‘빠르다’는 뜻의 ‘잰’을 붙여 ‘잰나비’라고 했던 데서 유래한 것이다. 쥐, 소, 호랑이, 토끼, 용…. 12지신의 동물 중에서 원숭이는 사람과 가장 비슷한 동물이다. 동양 신화에서 원숭이는 가장 사랑받는 동물 가운데 하나였다. 불교 설화에서 원숭이는 스님의 보좌역으로 그려진다. 민화에서 원숭이가 천도복숭아를 들고 있는 모습은 장수를, 포도송이와 함께 그려지는 그림은 부귀를 상징한다. 뿐만 아니라 원숭이 꿈은 용꿈, 돼지꿈, 불꿈 등에 못지 않은 길몽으로 해명되어 왔다. 꿈에 원숭이가 산 속에 들어가면 시합이나 시험에서 우승하거나 합격할 조짐이다. 원숭이가 나무 위로 올라가는 꿈은 승진하거나 연인을 만날 꿈이다.
‘서유기’의 주인공 손오공도 원숭이였다. 그는 삼장법사를 모시고 인도로 불경을 구하러 갈 때 온갖 변화술과 여의봉으로 잡귀를 물리치며 스님의 보디 가드 역할을 한다.
원숭이의 지극한 모성애를 상징하는 고사도 유명하다. 중국 남북조시대 진나라의 군사가 원숭이 새끼 한 마리를 배에 태우고 가자, 어미 원숭이가 슬피 울며 배를 쫓아왔는데 백여리를 가서 배가 포구에 닿자 어미 원숭이가 배 안으로 뛰어들더니, 쓰러져 죽었다. 그 어미 원숭이를 해부했더니 새끼를 걱정한 나머지 창자가 토막토막 끊어져 있었다.’는 고사다. 단장(斷腸)의 슬픔이란 말은 바로 이 고사에서 유래 됐다.
원숭이는 재주가 많고 총명하기 때문에 쉽게 교만해지고 허세를 부린다. 그래서 원숭이가 들어간 속담들은 이를 경계하는 내용이 많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 ‘원숭이 흉내내듯 한다’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조삼모사)’ 등은 잔재주만 믿다가 일을 그르치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일깨워 준다.
원숭이를 닮아서인지 원숭이해에 태어난 사람들 중에는 여러 분야에서 재능을 발휘한 사람들이 많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모딜리아니, 고갱, 밀턴, 바이런, 디킨스, 엘리자베스 테일러, 강감찬, 이율곡 등은 모두 원숭이띠 사람들이다.
원숭이해 정말 각자가 부여받은 재주를 잘 발휘할 수 있을지 한해의 계획을 주도면밀하게 세워 꾸준히 일을 추진해야 하겠다. 잔꾀를 부리지 않고, 지혜롭게 더불어 사는 한해가 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2004-02-10 오후 12:2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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